스위스의 지붕 융프라우(Jungfrau)

유럽의 지붕 알프스, 그 중에서도 웅장함으로 손 꼽히고 세계 자연 유산 중의 하나인 알레치 빙하가 있는 곳, 융프라우로 가 보겠습니다.

 

[가는 길이 내내 즐겁습니다. 스위스의 아름답고 목가적인 전원 풍경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드디어 시골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 너머로 알프스의 영봉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인터라켄은 융프라우의 출발점이 되는 도시입니다. 일단 인터라켄으로 가서 거기서 기차를 타고 융프라우로 올라갑니다. 인터라켄은 영어로 Inter-lake 즉 호수 사이의 도시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거대한 호수가 있으며 호수를 둘러서 아름다운 알프스 마을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저녁 무렵의 인터라켄 마을의 모습입니다. 유럽의 여느 중소 마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대도시에 비해서는 굉장히 깨끗한 편입니다. 주로 여행객들이 많으므로 다들 즐거운 얼굴들이죠. 스위스는 EU 가입국이 아니기에 통화로 유로를 쓰지 않습니다. 하지만 외부 여행객이 워낙 많기에 상점에서 유로를 주면 받기는 합니다. 따라서 별도로 스위스에 입국하기 전에 스위스 프랑으로 바꿀 필요는 없습니다. 다만 거스름 돈은 스위스 프랑으로 받게 됩니다. 이 스위스 프랑은 또 스위스를 떠나면 쓸 곳이 없기에 다 쓰고 떠나야 합니다. 결국 내 놓은 유로는 어쨋든 스위스에서 다 쓰고 가야 하는 셈입니다. 뿐만 아니라 환율 계산이 골치 아픕니다. 원화-유로의 관계는 간단한데 스위스프랑-유로-원화로 3개국 화폐가 들어가면 골치 아파집니다. 이는 특히 거스름 돈을 받을 때 확실하게 느끼는데 제대로 받은 것인지 계산 하려면 머리를 제법 굴려야 합니다. 그런데 여행가서 머리 굴리는 일이란 얼마나 하기 싫은 일인가요! 머리 식히러 떠나는게 여행인데…]

 

[드디어 날이 밝았습니다. 그러나 알프스의 달은 아직 지지 않고…… 융프라우는 기차를 갈아타면서 올라가야 하므로 간단히 보는데도 하루 종일 걸리는 코스입니다. 아침 일찍 출발합니다]

 

[출발지인 인터라켄 동역 앞입니다. 역 앞에는 광장이 있고 광장 한가운데에 물을 받아 놓은 대형 수조 구조물이 있습니다. 이 구조물은 관광 버스들이 서로 얽히지 않게 일방통행으로 돌리는 로터리  역할을 동시에 합니다. 수조 끝 하얀 구조물의 왼쪽 라인으로 INERLAKEN OST라고 세로로 쓰인 글씨가 보입니다. OST는 스위스 말로 동쪽(East)이라는 뜻입니다]

 

[인터라켄 동역 터미널. 7시20분에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가 출발한답니다. 정확하게는 융프라우가 아니라 역 이름으로 치면 융프라요흐로 가는 기차입니다. 융프라우는 산 이름이고, 근처에 융프라요흐라는 기차역과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는데, 그 곳으로 가는 것입니다. “저건 융프라우 가는 기차가 아니고 융프라요흐 가는 기차네” 하시고 하염없이 융프라우 가는 기차를 기다리시는 실수는 마시기 바랍니다]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는 인터라켄 동역에서 융프라우까지 한번에 가지 않습니다. 산의 규모가 워낙에 엄청난데다 경사도 심할 뿐더러 중간 중간에 마을들이 있습니다. 여행객들에게는 이 기차가 여행 기차이나 마을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대중 교통 수단입니다. 여기는 첫번째 중간 기착지. 다음 융프라우로 가는 기차는 8시 2분에 있다고 나오네요. 전광판에 나와 있는 시간 간격을 보시면 아시겟지만, 기차는 30분 간격으로 운행됩니다. 여기까지는 눈이 없습니다. 이제 올라가면 스키를 타는 것이 가능해 지기에 스키 슬로프들을 소개하는 안내판이 붙어있습니다. 그림에 보면 정상에 봉우리가 3개가 보이는데 왼쪽부터 차례로 아이거(Eiger) – 몽크(Monch) – 융프라우(Jungfrau)입니다. 스위스 말로 아이거는 총각, 몽크는 수도승, 융프라우는 처녀라는군요. 그러니까 처녀와 총각 사이를 수도승이 막고 있는 셈? 각각의 높이는 3,970m, 4,107m, 4,158m]

[두번째 기착지입니다. 스키어들이 정말 많이 보입니다. 숙소도 많고 해서 일주일씩 잡아 놓고 스키타고 내려가서 올라오고 또 내려가고 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기차에 짐 칸 같은 것이 보이는데 바로 스키들을 실어 나르는 화물칸입니다.]

 

[드디어 정상에 도착했습니다. 엄밀히 말하면 정상은 산 꼭대기는 아닙니다. 기차의 종점 역이죠. 몽크와 융프라우 사이 융프라요흐라는 곳에 기차역과 전망대를 만들어 두었고 최종 종착지는 바로 그 전망대입니다. 전망대에서는 주변의 영봉들을 볼 수 있으며 얼음 동굴 등을 만들어서 여행객들의 발을 붙잡고 있습니다. 스위스의 터널 굴착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합니다. 2번째 중간역부터 정상까지는 거의 암벽 산을 뚫은 터널을 통해서 기차가 올라갑니다. 급격하게 올라가지도 못 하므로 나선형으로 절묘하게 터널을 뚫어서 기차가 다니고 있습니다. 사진은 알피니스트들의 영원한 꿈의 고향, 북벽으로 유명한 아이거의 모습입니다. 눈 사진은 정말 어렵네요. 적정 노출을 잡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닙니다. 조금만 안 맞으면 온통 파란색으로 나오기 일쑤입니다. 흰색을 흰색으로 찍기가 이렇게 힘들다니……]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자연 유산 중의 하나인 알레치 빙하. 제가 오른 날은 엄청 운이 좋은 날이었습니다. 이렇게 깨끗한 시야로 알프스를 볼 수 있는 날은 일년에 몇일 되지 않는답니다. 항상 구름이 산을 뒤 덮고 있거나 눈 보라가 뿌리거나 둘 중 하나가 보통이랍니다. 한국에서부터 멀리 날아가서 큰 맘 먹고 융프라우 도전에 나서도, 보고 돌아오시는 분들 보다 못 보고 돌아오시는 분들의 수가 훨씬 많습니다]

 

[알레치 빙하? 위의 사진으로만 보니 뭐 그다지 대단하지 않아 보이죠? 역시 사진은 스케일을 표시해 주는 척도가 있어야 하는 법! 오른쪽 아래에 스키를 타고 내려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네요. 이 정도면 그 규모를 짐작 할 수 있겠죠?]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사람들. 다른 코스를 개척할 생각이었나? 그러나 이는 위험 천만한 생각인 것 같습니다. 오른쪽 위에 크게 입을 벌리고 있는 크레바스가 보이는지요? 거기 빠지면 그냥 죽음이 아니라 진짜 죽음입니다. 얼른 사람들이 많이 다녔던 코스로 돌아가야 하겠는데요? 아래에 사람들이 지나 다닌 자국들이 많이 보입니다. 얼른 그 곳으로 돌아 가기를……]

 

[정말 위험 천만입니다. 아가리를 벌리고 있는 구멍은 그 깊이를 알 수가 없네요. 발자국이 있는 걸 보니 누군가는 궁금해서 근처까지 가 보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결국 근처까지는 가지 못 하고 돌아 서 나온 흔적이 보입니다.]

 

[조금 더 아래로 내려 오면 편안하게 자연설에서 스키를 즐기는 곳이 많이 있습니다. 남녀노소가 따로없네요. 여행객으로서는 부러운 장면입니다]

 

융프라우는 여행만으로서는 많이 아쉬운 곳입니다. 둘러 보기 보다는 어디 자리 잡고 몇 일 지내면서 자연을 만끽하고 스키도 즐기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유럽에서 진득하게 머물면서 즐기기에 좋은 곳을 꽂으라면 바로 융프라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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