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작 스프레이 부스
에어 브러쉬로 도색 작업을 할 때 실내 도색은 페인트 날리고 냄새나고 이게 큰 골치 덩어리이다.
페인팅 부스 가격을 알아보니 작은 것도 30만원대. 이거 원 배 보다 배꼽이 크니……
하나 만들기로 작정했다.
주 재료는 5mm 두께의 우드보드이다.
우드보드 중에서도 폼보드라는 것이 있는데 일반 우드 보드와 같으나 양쪽 면에 조금 단단한 코팅된 종이가 발라져 있다.
다행스럽게 이 놈이 글루건으로 잘 붙는다.
주요 특징
1. 가로 60cm에 세로 40cm로 치수를 넉넉하게 잡았다.
2. 나름 공기 역학을 고려하여 역풍이 없게 뒷 면을 비스듬하게 하고 한 쪽 구석에 블로워를 달았다. 주로 오른손으로 브러쉬를 잡으므로 블로워는 왼쪽에 달았다.
3. 접착은 글루건으로 하고 다시 바람이 새는 것을 막기 위하여 실리콘으로 접착면을 밀봉 해 주었다.
4. 상판은 별도의 조명이 없는 관계로 밝기를 유지하고 안을 쉽게 보기 위하여 아크릴을 달았다. 그러니까 위에서 보면 이런 모양이다.
5. 페인트가 블로워로 그대로 빨려 들어가면 블로워의 수명에 문제가 있을 수 있으므로 페인트 필터를 부착 할 수 있도록 했다. 부착 방법은 간단하다. 동대문 상가에 가면 테이프 벨크로(일명 찍찍이) 암수 합하여 18m에 1만원 한다. 그걸로 부스에 붙이고 필터는 그 자체가 찍찍이에 잘 붙으므로 그냥 적당히 잘라서 꾹 누르면 된다. 안에 있는 놈은 베이스 화이트를 뒤집어 쓰고 얼룩 무늬 위장 도색을 기다리고 있는 A-10이다.
6. 안 쓸때 쉬운 보관을 위하여 우드보드 몇장을 겹쳐서 뒤에 블로워 부착되는 곳에 지지대를 만들었다. 이 지지대에 끼웠다 뺏다 할 수 있는 구조이다. 안 쓸때는 부스와 블로워가 분리된다.
제작 방법
- 자신이 원하는 크기로 폼보드를 자른다. 치수재고 뭐고 할 것 없다. 그냥 가로 세로만 어느 정도 크기로 할 건지만 정하고 보드에 대어가면서 사인펜으로 표시해서 자른다. 위의 그림처럼 만들려면 7조각이 필요하다. 자를 때는 일단 폼보드의 한쪽면을 자를 대고 깨끗이 자른 후 살짝 꺽으면 나머지는 그냥 알아서 깨끗하게 잘리고 뒷 면 두꺼운 종이만 남는다. 이 때 이 종이를 모델러 나이프 등으로 다시 잘라 주면 된다.
- 블로워를 부착 할 판넬은 미리 구멍을 뚫어 둔다. 이 때에도 컴퍼스니 뭐니 소용없다. 그냥 불로워 팍~ 엎어 놓고 동그랗게 표시하고 모델러 나이프로 슬슬 자르면 된다.
- 글루건으로 각 판넬을 붙여 나간다. 앞에서부터 뒤쪽으로 붙여 나가는 것이 요령이다. 특히 가운데 비스듬한 뒷 판은 모양이 사다리 꼴이므로 마지막에 붙이는 것이 좋다. 생각보다 글루건은 빨리 마르며 견고하다. 바닥판에 세로판을 붙이면 30초 내에 아주 딱딱하게 그냥 잘 서 있게 된다.
- 판넬이 붙는 곳 마다 실리콘 건을 이용하여 실리콘을 먹여준다. (사실 기술이 좀 필요하다. 만약 기술이 없으면 어떻게 되냐고? 아무~ 문제없다. 그냥 좀 보기가 민망할 뿐이다)
- 실리콘은 금방 굳지 않는다. 하루 정도 실리콘이 마르기를 기다린다.
- 필터가 블로워로 빨려들지 않게 나사를 이용하여 철망을 달아주고 사각으로 벨크로 수놈을 붙인다.
- 신나게 사용한다.
소요 경비
- 폼보드 2,000원 * 2장 = 4,000원
- 상판 아크릴 60cm*25cm 7,000원 * 1장 = 7,000원
- 블로워 35,000원 (철망도 끼워 준다)
- 배기 자바라 5m 5,000원
- 벨크로 18m 10,000원 (엄청 남았다. 당분간 여기저기 응용 할 수 있는데는 다 써야겠다)
- 실리콘 1통 1,500원 (요즘은 식초 냄새 나지않는 실리콘이 있다. 반드시 그걸로 사야 가족들에게 민폐가 없다)
- 블로워 켜고 끄는 똑딱이 스위치 1개 400원
- 블로워 연결용 전기줄 약간 1,000원
합계 : 63,900원
성능?
아주 훌륭하다. 이 놈 돌리면서 방진 마스크 쓰면 페인트 냄새 전혀 없고 집도 깨끗하다.
아무려면 보리 박스보다는 좀 낫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