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에 필요한 음향 장비 총정리(2)

소리가 모이는 장치는 한마디로 믹서입니다. 모든 소리는 믹서로 모이고 믹서는 교통 경찰입니다. 반주기도 믹서에 연결하고 마이크도 믹서에 연결합니다. 믹서는 그렇게 모인 소리를 적당히 잘 섞어서 그 소리를 필요로 하는 곳에 여기저기 배달해 줍니다. 녹음하는 장치에도 보내고 앰프에도 보내고 헤드폰으로도 보냅니다. 적당히 잘 섞는다는 말은 어느 하나가 볼륨이 너무 크거나 하지 않게 한다는 뜻입니다. 아마도 처음 녹음하셨을 경우 반주는 잘 들리는데 연주가 모기 소리만 하게 작게 녹음되는 경험들을 하셨을 것입니다. 이 경우 반주기 소리를 조금 내리고 마이크 소리를 올려서 소리가 듣기 좋게 적당하게 섞이는 그런 역할을 믹서가 하게 됩니다.

또한 믹서는 컴퓨터가 없거나 컴퓨터로 녹음하기를 어려워 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연주와 반주를 섞으려면 컴퓨터가 섞어주거나 아니면 바로 이 믹서기가 섞어주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컴퓨터 아니면 믹서 이 둘 중 하나는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컴퓨터로 녹음을 하시는 분들은 필요 할 수도 있고 필요 없을 수도 있습니다.

믹서의 이름은 어느 회사 할 것 없이 숫자로 표시되어 있습니다. 베링거 802, 1002, 1202, 1402…… 이런식이지요. 이때 앞의 숫자는 채널의 수입니다. 802는 입력을 8개까지 받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1002는 10개의 입력이 가능하다는 뜻이구요. 그러니까 믹서 모델 명을 딱 보면 Midas Venice 240 이다 이러면 아마도 처음 듣는 모델이실 분들이 많으실 터인데 실제로 보지 않아도 Midas가 원래 고급 제품을 생산하는 회사인데다 채널도 24채널이나 되면 가격이 몇 백만원은 하겠구먼 하는 생각이 딱 드는거지요.

믹서가 교통 경찰 역할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사람들의 손이 가장 많이 닿는 장치가 되었고 그러다 보니 “그럼 믹서에다가 다른 기능들도 함께 넣어보자”라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래서 믹서는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되었습니다. 차례로 살펴보겠습니다.

(1) 믹서
말 그대로 전통적인 믹서입니다. 입력을 받아서 볼륨을 조절하고 원하는 곳으로 소리를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2) 파워드믹서
믹서가 소리를 받아서 앰프로 보내서 스피커를 울리는데 아예 스피커를 울리는 앰프를 믹서 안에다 내장을 시키자 해서 나온 것이 파워드 믹서입니다. 즉 파워드 믹서는 “믹서+파워앰프”인 셈입니다. 이 글 처음에 나와있는 장치 목록으로 보자면 2번+6번인 셈이지요. 파워드믹서의 용도는 간단한 공연시에 믹서랑 앰프랑 다 들고 다니면 번거로우므로 그걸 하나로 합친 것입니다. 말 그대로 간단한 공연입니다.

(3) 믹서+이펙터
위의 장치 목록으로 보자면 2번+3번(소리를 처리하는 장치)인 셈입니다. 모인 소리에 음향의 개선이나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특수 효과들, 그러니까 리버브나 딜레이 에코 뭐 이런 효과들을 내는 장치를 아예 믹서의 안에다 내장시킨 것입니다. 이런 특수 효과를 간단하게 줄여서 FX라고 합니다. 그래서 믹서 모델명에서 FX가 붙어있으면 믹서+이펙터가 결합된 모델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그러니까 많이들 쓰시는 베링거의 1002는 그냥 믹서입니다. 그러나 1002FX는 1002+이펙터 효과가 붙어있는 것 이구나 하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1202랑 1202FX도 마찬가지이지요. 이 글 처음에 나와있는 장치 목록으로 보자면 2번+8번인 셈이지요.

(4) 파워드 믹서+이펙터
이건 위에 설명드린 두 종류의 믹서에서 (2)번과 (3)번이 합쳐진 것입니다. 그러니까 이 글 처음에 나와있는 장치 목록으로 보자면 2번+6번+8번인 셈이지요. 베링거의 PMP 어쩌구 하는 모델들이 이펙터가 붙어있는 파워드믹서입니다.

(5) 파워드 믹서+이펙터+녹음을 준비하기 위한 장치
디지털 녹음이 발달하면서 믹서에서 바로 컴퓨터로 연결해서 녹음이 가능하게 해 주는 장비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니까 믹서+오디오카드인 셈이지요. 물론 아직은 상당한 고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가격이 착한 녀석들(10만원 이하)

  • 베링거 Xenyx 502는 거짓말 조금만 보태서 손바닥만한 크기에 가격대도 70,000원 정도입니다.
  • 베링거 Xenyx 802
  • Phonic AM120

 

한 단계 위 가격(10만원 대)

  • YAMAHA MG10-2
  • Phonic AM220, AM240
  • Tapco 6306
  • 베링거 Xenyx 1002, 1202, 1202FX
  • SoundCraft Compact 4
  • SAMSON MDR624
  • Alesis MultiMix 6FX, 8FX

 

위에 소개드린 제품들은 모두 다 명성있는 회사에서 나오는 검증된 제품들입니다. 어떤 것을 쓰시더라도 녹음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이 이상의 가격대의 제품은 가정용으로 또는 녹음용으로는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어차피 스튜디오급이 아니면 그 다음부터는 동시에 입력 할 수 있는 채널 수가 늘어나면서 가격이 비싸지는데 색소폰 녹음에서는 그렇게 많은 채널수가 필요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다만 20만원대에서 기능상 특기 할만 한 제품 2가지 정도만 소개하면,

  • XENYX 1204 는 출력을 두 군데로 나눌 수 있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반주 출력 연주 출력을 따로 내 보낼 수 있으므로 믹서를 사용하더라도 연주와 반주를 따로따로 녹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연주에만 리버브를 건다거나 하는 효과를 줄 수가 있습니다.
  • YAMAHA MG8/2FX는 뒤에 FX가 붙어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리버브 같은 이펙터가 붙어있는 믹서입니다. 그런데 예전부터 야마하는 REV500이나 SPX990 같은 이펙터의 명기들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그런 야마하의 이펙터 기술 덕분에 내장되어 있는 이펙터가 왠만한 별도의 외장형 이펙터를 뺨치게 성능이 좋습니다. 확실히 베링거 믹서에 붙어있는 이펙터 보다는 한 수 위입니다.

다음편 3. 소리를 더좋게 처리하는 장치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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