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프리(Capri), 이탈리아의 별장 동네

카프리로 가는 길은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폼페이의 유적을 보았다면 폼페이에서 소렌토로 가는 기차를 타고 가서 소렌토 항에서 출발하는 배를 타면 됩니다. 지중해의 코발트 빛 바다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좋은 코스이지요. 폼페이에서 소렌토까지는 멀지 않습니다. 기차로는 불과 20여분이면 도착합니다. 소렌토 항에서 카프리까지는 1시간이 채 걸리지 않습니다. 나폴리에서도 카프리로 출발하는 배가 있는데 이 배를 타면 소렌토에서 타는 것 보다 약 20~30 분 정도가 더 걸립니다.

 

[소렌토 항에서 카프리로 가는 배를 기다리며 절벽에 절묘하게 지은 저택들을 보는 것도 나름 재미가 있습니다. 예전 로마 귀족들의 별장인가요……]

 

[소렌토 항으로부터 카프리로 데려다 줄 배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작은 배는 아니네요. 일단 안심~]

 

[드디어 카프리로 가는 배에 올랐습니다. 푸른 바탕에 노란색의 선명한 글씨로 CAPRI로 가는 배임을 알리고 있네요. 배는 2층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1층은 평범한 선실이고 2층은 open 구조입니다. 바람이 없는 날은 당연히 2층이 붐빕니다]

 

[드디어 출발했습니다. 저 멀리 떠나 온 소렌토의 항구가 보입니다. 넓은 바다로 나아가자 배는 속도를 높입니다. 바닷바람이 아주 상쾌합니다…… 가 아니고 약간 쌀쌀합니다. 그래도 2층의 좋은 전망을 포기할 수는 없지요. 윈드 브레이커를 꺼내서 입고 따뜻한 커피를 주문하면 충분히 있을만 합니다]

 

[참으로 심심한 사진입니다. 하늘과 바다. 이런 사진 누가 못 찍을까요? 그러나 누구라도 손에 카메라가 들려있고 지중해의 코발트 색 바다와 푸른 하늘을 보았다면 무의식적으로 셔터를 눌렀을 것입니다]

 

[드디어 카프리 항입니다. 여느 바닷가 어촌 동네와 다를 바 없어 보입니다]

 

[항구에 도착하기 직전 또 다른 여행객들을 태운 배가 어디론가 가네요. 아마도 섬을 바다 쪽에서 한바퀴 돌아보는 관광 코스일겁니다. 카프리 섬을 보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배를 타고 섬을 빙~ 도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리프트를 타고 섬의 정상까지 올라가는 것입니다]

 

[카프리 항에 정박되어 있는 보트들입니다. 오후의 따뜻한 지중해의 햇살을 받아 반짝이는 모습이 평화로워 보입니다]

 

[항구에 내려서 카프리 산 정상까지 가려면 먼저 버스를 타야합니다. 버스를 타고 얼마 올라오지 않았는데 벌써 아래가 까마득 합니다. 이 정도 올라 오려면 버스가 꼬불꼬불 한 길을 얼마나 돌아야 하는지…… 한쪽은 암벽이고 반대쪽은 까마득한 절벽입니다. 산을 깍아서 도로를 만들다 보니 도로의 폭이 넓지 않습니다. 당연히 올라가는 버스와 내려오는 버스가 마주치기 마련이지요. 눈으로 봐서는 도저히 빠져 나갈 것 같지 않은데 정말 종이 한장 차이로 두 버스가 빠져 나갑니다. 버스가 빠져 나가면 승객들은 박수를 치고 환호합니다. 버스 기사들은 카프리 판 생활의 달인들입니다]

 

[카프리 섬은 아랫 마을과 윗 마을로 나뉩니다. 아랫 마을은 카프리라고 하고 윗 마을은 카프리 안나입니다. 안나가 무슨 뜻이냐고요? “위”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카프리와 위카프리. 카프리 섬 정상에 오르기 위해서는 버스를 타고 윗 마을까지 가서 거기서 리프트로 갈아타야 합니다. 그런데…… 아뿔싸 리프트가 1인승입니다. 고도도 상당하기 때문에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들은 포기하기도 합니다. 물론 이 리프트를 즐기는 사람들은 올라 갈 때는 내려 가는 사람과 인사하고 내려 갈 때는 올라 오는 사람과 인사 하고 심지어 그 흔들리는 와중에 사진까지 찍는 여유를 부립니다]

 

[리프트가 출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윗 마을의 모습입니다. 오른쪽 아래에 산 중턱까지 올라오는 버스가 다니는 길이 보이네요.]

 

[제법 중턱까지 올라가서 잡은 윗 마을의 모습입니다. 흔들리는 와중에 그나마 전체 풍경을 잡았습니다. 조그마한 집들이 산과 바다 사이에 오밀조밀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가 거의 윗마을의 전경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프리 산 정상에 오르면 올라 온 방향의 반대편에 또 다른 마을이 있습니다. 절벽 위 약간 편평한 곳에 집들이 빼곡이 들어 차 있습니다]

 

[카프리 산 정상에서 바라 본 오른쪽 절벽의 모습입니다. 어마어마한 절벽이지만 비교 대상이 없으니 절벽의 스케일이 잘 나타나지 않습니다. 고소 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래를 보기 힘들 지경으로 높은데다 경사도 아주 깍아 질렀습니다]

 

[이번에는 정상에서 왼쪽 편에 보이는 절벽입니다. 지중해의 쪽빛 바다가 얼마나 푸른지 알 수 있습니다]

 

[왼쪽 절벽과 오른쪽 절벽 사이에 이렇게 오목하게 들어 간 곳이 있습니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입니다. 이렇게 봐서는 그 스케일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카메라로 표현을 못 해서 그렇지 천하의 절경이다. BC29년 도시 국가 시절, 로마의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카프리에 와 보고는 그 절경에 반해서 엄청난 돈을 주고 나폴리로부터 사 들였다고 합니다]

 

[마침 아래 바다에 보트가 하나 지나 갑니다. 얼른 절벽과 보트를 함께 잡았습니다. 저~기 아래의 하얀색 줄이 마침 지나가는 보트입니다. 이제 깍아지른 절벽의 스케일이 조금은 느껴질까요? 화이트 밸런스를 조정했더니 그 새 색감이 틀어집니다. 어느 것이 진짜 바다의 색일까요?]

 

매우 흐린 날 사진을 찍는 것도 어렵지만, 지나치게 쾌청한 날씨도 사진 찍는 사람을 괴롭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얻는 것은 셔터 스피드 밖에 없으나 강한 양지와 음지의 대비에 따른 지나친 컨트라스트 때문에 많은 디테일과 부드러운 질감의 손실을 감수해야만 합니다.

 

개별 여행을 가면 상관없지만 보통 이탈리아 패키지 관광을 가면 폼페이는 필수 코스로 들어 있으나 카프리는 선택인 경우가 많습니다. 이 글을 쓰는 2007년 기준으로 1인 당 100~200 유로 사이 정도 되는데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카프리는 꼭 빼먹지 말고 가보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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