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5편

이 글은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이라는 주제로 5개의 연재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제목은 색소폰 연주 녹음입니다만, 집에서 Home Recording을 시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글입니다. 처음 홈레코딩을 시도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가장 궁금해 하실만한 항목들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홈레코딩의 기본 개념을 잡기에 좋은 글입니다. 아래는 글의 순서입니다.

  1.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1편
  2.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2편
  3.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3편
  4.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4편
  5.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5편

 

20. 아무리 녹음을 깨끗하게 잘 해도 연주방의 소리는 분위기가 나는데 왜 나는 안 나는가?

일단 연주 실력은 논외로 하겠습니다. 연주를 잘 하시는 분들은 뭐 아무렇게나 해도 듣기가 좋습니다. 여기서는 그런 연주 실력을 올리는 방법이 아니라 도대체 어떻게 하기에 소리가 조금 더 부드럽고 풍성하게 들리는가에 대해서 말씀 드리겠습니다.

지난번 19번에서 우리는 어느 정도 울림이 있는 소리를 듣고 살았는데 비해서 그냥 녹음되는 소리는 생소리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연주를 할 때 마치 공연장에서 하는 것처럼 울림을 만들어 주면 되지 않겠는가라고 생각한 천재들이 그렇게 자연스러운 울림을 만들어 주는 기계를 만들었습니다. 이른바 이펙터라는 것입니다. 이펙터는 쌩소리를 자연스럽게 만들어 주기도 하고 또는 더욱 더 부자연스럽게 왜곡시키기도 합니다. 분명히 연주자는 기타를 치는데 제트기가 날아가는 소리가 난다던지, 연주는 한 명이 하는데 마치 두 명이 하는 것처럼 들린다던지 하는 것이 모두 이펙터란 놈이 마술을 부리기 때문입니다. 심지어는 음정을 잡아주는 이펙터도 있습니다. 음치가 노래를 하더라도 (노래를 부를 때 음정이 틀리더라도) 그것까지 보정을 해 주는 이펙터입니다. 댄스 가수를 양산시킨 일등 공신이지요.

색소폰은 이미 아름다운 울림이 나는 관악기이기에 그런 요상스러운 이펙터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약간만 공연장의 분위기가 나는 울림만 가해주면 아주 훌륭한 소리가 나오게 됩니다. 따라서 색소폰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이펙터는 리버브(Reverb)입니다. 원 소리가 난 이후 약간의 잔향을 인공적으로 만들어 주는 것이지요. 메아리가 아니라 잔향입니다. 노래방에서 흔히 쓰는 에코와는 다른 것입니다.

연주방의 녹음들은 거의 대부분 약간의 아주 세련된 리버브를 걸어서 녹음한 것입니다. 그래서 그냥 마이크에 대고 녹음해서 잡은 쌩소리와는 약간 다르게 들리는 것입니다.

 

21. 난 이펙터라는 기계가 없는데 그럼 나는 쌩소리만 녹음 하던가 아니면 이펙터를 사야하나?

반가운 소식이 있습니다. 어떤 믹서들은 믹서 안에 이펙터 기능이 들어가 있는 놈들이 있습니다. 녹음을 위한 장비 조합에서 믹서 + 사운드 카드 + 곰 녹음기를 선택하신 분들은 이펙터 기능이 들어있는 믹서를 사시면 됩니다. 보통 믹서 이름에 FX라는 글자가 들어 있다면 그것은 이펙터 기능이 들어있는 믹서입니다. 물론 믹서 안에 들어있는 이펙터는 전문 이펙터 기계보다 성능은 떨어집니다만 그렇다고 아주 못 쓸만 하지는 않습니다. 몇 번 녹음 하시면서 가장 적합한 이펙트의 종류와 양을 찾아 내시기만 한다면 아주 양호한 녹음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이펙터를 잘 만드는 회사는 YAMAHA와 LEXICON, 그리고 TC Electronics 라는 회사입니다. 어떤 믹서기 제조 회사들은 믹서는 자신들이 만들면서 믹서 안에 들어있는 이펙터는 YAMAHA나 LEXICON의 제품을 집어 넣기도 합니다. 그런 놈들은 이펙터 성능이 아주 쓸만 합니다.

나는 믹서 + 사운드카드 + 곰녹음기 대신 오디오카드를 사용하는 조합인데 그럼 나는 이펙터란 놈을 못 쓰는가? 이 경우에도 물론 쓸 수 있습니다. 이펙터라는 놈이 반드시 기계 덩어리인 것은 아닙니다. 컴퓨터의 소프트웨어 형태로 된 이펙터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소프트웨어로 된 이펙터를 쓰기 위해서는 녹음 프로그램을 곰녹음기가 아니라 반드시 큐베이스나 누엔도 같은 전문 녹음 프로그램을 써야만 합니다. 이 전문 녹음 프로그램들은 프로그램 자체가 이펙트 기능을 가지고 있어서 녹음시 혹은 녹음 이후에 이펙터 효과를 줄 수가 있습니다.

진도가 많이 건너 뛴 것 같은데 이펙터까지 설명을 드려야 자신에게 맞는 바람직한 장비를 장만하실 수가 있기 때문에 그런 것입니다. 이제 정리를 하겠습니다. 어떤 장비가 자신에게 맞을까요?

 

22. 자신에게 맞는 녹음 장비 고르기

모든 녹음에 반드시 필요한 공통 장비들, 즉 반주기 + 마이크 + 녹음을 할 컴퓨터 세가지는 이미 있다고 가정을 하겠습니다.

1) 믹서 + 곰녹음기
–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못 하시고 그냥 반주기 켜고 컴퓨터 켜서 반주기 틀고 연주해서 녹음만 깨끗하게 되면 OK 이신 분들은 이 조합이 좋습니다. 가장 간단하고 사용하기 편리합니다. 가격도 가장 저렴합니다.

2) 이펙터 기능이 들어있는 믹서 + 곰녹음기
– 컴퓨터 사용이 익숙하지 못 하시고 그냥 반주기 켜고 컴퓨터 켜서 반주기 틀고 연주해서 이펙터가 가미된 깨끗한 녹음만 되면 OK 이신 분들은 이렇게 장만하시면 됩니다.

3)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
– 조금은 컴퓨터를 다룰 수 있으시고 연주와 반주를 동시에 녹음하시려는 분. 이펙터는 이미 전문 녹음 프로그램을 사용하므로 얼마든지 사용가능 합니다.

4) 4IN이 가능한 외장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
– 위의 3)번에 더 하여 연습까지도 고려한 조합입니다. 연습시에는 따로 컴퓨터를 켜지 않아도 외장오디오카드가 믹서와 비슷한 역할을 해서 반주와 마이크를 동시에 받아서 스피커로 보내줍니다.

5) 믹서 +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
– 이제껏 설명드리면서 믹서쪽이나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쪽 중의 선택이라고 말씀드렸는데 이 조합은 조금 쌩뚱맞아 보일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사실 이 조합은 가장 막강한 조합입니다. 일단 가장 저가의 오디오카드라도 컴퓨터에 붙어있는 사운드카드 보다는 음질이 좋습니다. 그리고 믹서가 여러개의 입력을 받을 수 있으므로 동시에 사용 할 수 있는 입력의 개수도 늘어납니다(가족 연주가 가능해지지요. 두대의 색소폰과 피아노를 위한… 또는 색소폰 + 기타 + 피아노의 동시 연주와 녹음이 가능합니다. 물론 마이크가 3개가 있어야겠지요). 단점은 물론 돈이 좀 들겠지요.

6) 믹서 + 외장 이펙터 +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
– 차근차근 연주곡들을 모아서 CD를 만들어서 지인들에게 돌리실 분들.

7) 믹서 + 외장 이펙터 + 마이크프리앰프 +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
– 차근차근 연주곡들을 모아서 CD를 만들어서 돈 받고 파실 분들. ㅋㅋㅋ

이상이 아주 보편적인 조합이고 필요에 따라서 들어가는 비용이 틀려지고 하기 때문에 자신의 예산에 맞게 하시면 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오디오 제품들이 표준화 되어있기 때문에 이중 한가지를 선택햇다고 해서 다른쪽으로 갈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1)번이나 2)번을 쓰다가 비용만 조금 더 들이면 5)번으로 얼마든지 갈 수 있고, 마찬가지로 3)번이나 4번)을 쓰다가도 언제든지 5)번으로 갈 수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어쨋든 이펙터는 어느 정도 필요하므로 처음 시작하실 때는 2)번이나 3)번 또는 4)번으로 시작헀다가 불편한 점이 있다면 5)번으로 옮겨가셔도 됩니다.

 

조금 다른 기준으로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1) 음질을 위해서 가장 투자를 아끼지 말아야 할 장비는?
– 물론 마이크입니다. 그렇다고 취미로 하는데 뭐 몇 백만원짜리 마이크를 사야하는 것은 아니구요. 최소한 싸구려는 피해야 합니다. 최소한 사람들이 녹음을 해 본 결과 괜찮다는 평가가 나오는 검증된 제품을 써야합니다.

2) 같은 비용이라면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쪽은?
– 믹서를 중심으로 한 조합입니다.

3) 같은 비용이라면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쪽은?
– 오디오카드를 중심으로 한 조합입니다.

4) 비용은 조금 올라가지만 편리성과 다양성을 다 갖춘다면?
– 그야 물론 믹서 + 오디오카드이지요.

 

23. 위에서 말하는 다양성이란 무엇인가?

저도 참 뭐라고 설명할 방법이 없어서 다양성이란 말을 썻습니다. 다양하게 쓸 수 있는 쪽이 오디오카드라고 했습니다만 사실은 다양성은 오디오카드로부터 나오는 것은 아니고 전문 녹음 프로그램으로부터 나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컴퓨터에 붙어있는 사운드카드로는 이런 전문 녹음 프로그램을 사용해도 그 장점을 활용하기 어렵고 오디오카드를 써야만 그 장점이 제대로 발휘되기에 오디오카드 + 전문 녹음 프로그램에는 다양성이 있다고 말씀드리는 것입니다.

예를들면 일단 반주를 따로 한번 녹음하고서는 그 반주에 맞추어서 몇번이라도 따로 따로 연주를 한 다음 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연주를 선택해서 반주랑 합칠 수 있습니다. 뭐 이런 것은 믹서를 쓰더라도 반주 틀고 몇번이고 녹음하면 마찬가지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정도가 아니라 반주에 맞추어 다섯번 정도 녹음을 하고 그 다섯번의 녹음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만을 골라서, 예를들면 1절은 첫번째 녹음한 부분에서 2절은 세번째 녹음한 부분에서 중간에 잠깐 틀린 부분은 틀리지 않은 네번째 녹음한 부분을 골라서 마지막으로 반주랑 합칠 수도 있다면 이야기가 달라지지요. 전문 녹음 프로그램은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해 줍니다. 이런것들이 다양성입니다. 선택의 여지가 많아지는 것이지요. 믹서에 곰녹음기를 쓸 경우에는 한번 녹음하고 나면 그것으로 끝입니다. 실수가 있었다면 무조건 처음부터 다시 녹음을 해야하는 것이지요.

어려운 이야기인데도 다양성을 굳이 설명드린 이유는 이런 다양성이 필요하신 분들의 선택에 도움을 드리기 위함입니다. 이제껏 설명만을 듣고 믹서 + 곰녹음기 조합으로 갔는데 나중에 보니 “어! 그런게 가능해? 그럼 진작에 그걸 알려 줬어야지”하실 분들이 있을 수도 있기에 미리 장비 장만하시는데 참고가 되시라고 설명을 드렸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큰 줄기가 끝난 것 같습니다.
그런데 사소하면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인데 설명를 못 드리고 넘어간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장비와 장비간의 연결 부분입니다. 질문에 보시면 의외로 “무엇을 어디에 꽂는가?” 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어디를 어디에 꽂습니다라고 아무리 말씀드려도 각 장비들에 대한 개념이 잡히지 않으면 계속 헷갈립니다. 그래서 그 부분을 건너뛰고 먼저 장비나 녹음 방법에 대해서 먼저 설명을 드렸습니다. 다음에는 각 장비간의 연결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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