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2편

이 글은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이라는 주제로 5개의 연재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제목은 색소폰 연주 녹음입니다만, 집에서 Home Recording을 시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글입니다. 처음 홈레코딩을 시도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가장 궁금해 하실만한 항목들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홈레코딩의 기본 개념을 잡기에 좋은 글입니다. 아래는 글의 순서입니다.

  1.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1편
  2.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2편
  3.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3편
  4.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4편
  5.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5편

 

지난 1편에서의 이야기를 정리하면 색소폰은 마이크를 통해서 녹음을 해야하고 반주는 연결선을 통해 컴퓨터로 직접 넣어야 한다. 그런데 문제는 녹음 할 것은 연주랑 반주랑 두 가지인데 컴퓨터에 붙어 있는 사운드카드는 한번에 하나의 소리만 녹음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해결 방법은,

첫째로 컴퓨터 밖에서 연주와 반주를 하나로 합친 다음 컴퓨터에 넣어주는 방법 -> 믹서를 이용하는 방법,
둘째로 연주랑 반주 동시에 두가지를 받아 들여서 녹음 할 수 있는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컴퓨터에 꽂아서 녹음하는 방법 ->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이용하는 방법

이 있다고 설명 드렸습니다.

이제 복습 끝내고 본격적으로 2편 들어갑니다.

 

6. 컴퓨터 밖에서 어떻게 연주랑 반주랑 합칠 수 있나?

이것이 바로 믹서가 하는 역할입니다. 믹서는 여러 군데서 나오는 소리를 받아들여서 그것을 하나로 합친 다음 밖으로 보내는 역할을 합니다. 즉 소리를 받아들이는 구멍은 여러 개인 반면 내 보낼 때는 그것들을 하나로 합쳐서 밖으로 내 보내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믹서에다 마이크 연결하고 반주기도 연결하고 반주 틀면서 연주하면 믹서는 그것들을 하나로 합쳐서 컴퓨터로 보내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컴퓨터는 마이크 연결을 받을 필요도 없고 반주기 연결을 받을 필요도 없이 오직 믹서의 연결 하나만 받아서 녹음을 하게 되므로 연주와 반주가 섞인 소리가 녹음이 되는 것입니다. 1편에서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는 오직 한번에 하나의 입력만 받을 수 있다고 말씀드렸지요? 바로 믹서로부터만 소리를 받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 들어오는 소리는 이미 믹서에서 연주와 반주가 합쳐진 소리이기 때문에 연주와 반주가 동시에 녹음이 되는 것이지요. 즉,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는 연주랑 반주 두 개의 소리를 동시에 받아서 합칠 능력이 없으므로 믹서가 대신 받아서 합친 다음 컴퓨터로 보내주는 것입니다. 이 경우에는 굳이 컴퓨터가 아니라 손에 들고 다니는 조그마한 MP3 플레이어라 할지라도 믹서랑 MP3 플레이어랑 연결해서 MP3 플레이어로 깨끗한 녹음을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체적인 소리의 이동 경로를 보면 1번. 색소폰 – 마이크 – 믹서 – 컴퓨터(MP3 플레이어) 2번. 반주기 – 믹서 – 컴퓨터(MP3 플레이어) 이렇게 두 가지인데 성능 좋은 마이크를 쓴다면 마이크만 조심하면 잡음이 들어갈 경로가 없기 때문입니다.

 

7. 나는 뭐 돌리는 손잡이도 많고 연결도 복잡한 믹서가 싫어. 그래도 소리를 합칠 수 있는 방법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서 컴퓨터에 꽂는(또는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오디오 인터페이스 중에서도 최소한 4IN/4OUT 으로 표시 된 것을 사셔야 합니다. 4OUT은 볼 것 없고 중요한 것은 4IN입니다. 이것이 무슨 말인고 하니 최소한 이 카드는 4계통의 입력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반주기가 스테레오이므로 오른쪽 채널1개 왼쪽 채널 1개 그리고 마이크 1개 이러면 우리가 동시에 넣고 싶은 소리가 3개인데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것은 4개이므로 충분히 연주와 반주가 동시에 녹음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지요.

 

8. 위의 두가지 방법 중 한가지를 쓰면 깨끗하게 녹음이 가능한가?

그렇습니다. 녹음 시에는 가능하면 잡음이 들어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잡음이 들어 갈 수 있는 소지가 있는 곳을 한번 보겠습니다. 일단 반주기가 믹서나 컴퓨터의 오디오 인터페이스랑 케이블로 연결되고 나면 잡음이 끼어 들 여지는 없습니다. 반주기랑 믹서나 컴퓨터를 케이블로 연결 한 상태에서 마이크는 끄고 반주만 녹음을 할 때 반주기에다 대고 아무리 큰 소리를 쳐도, 진공청소기로 집안을 청소해도 그 소리는 녹음될 턱이 없지요. 위의 두 가지 방법 중 한가지를 쓰면 이제 잡음이 들어 갈 수 있는 경로는 마이크 밖에 없습니다. 따라서 첫째로 고음, 중음, 저음을 균형있게 받아주는 좋은 마이크를 사용하고 둘째로 녹음시에는 색소폰 소리를 제외한 어떠한 잡소리도 마이크로 들어가지 않게만 한다면 깨끗한 녹음을 하실 수가 있습니다.

 

9. 믹서를 쓰는 것이 나은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쓰는 것이 나은가?

이 부분이 어려운 부분입니다. 현실적으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그냥 녹음해서 들어 보실 요량이라면 두 가지 방법의 차이는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들어가는 비용도 거의 비슷합니다. 소형 믹서의 가격이나 저렴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가격이나 10만원을 약간 넘는 수준이어서 거기서 거기입니다. 어느 방법을 쓰더라도 연주와 반주가 함께 녹음이 되며 컴퓨터에 남는 것은 녹음된 파일이 남습니다. 아니 그럼 그냥 녹음해서 들어보지 뭘 또 하남? 그렇습니다. 사람의 욕심이 끝이 없다 보니 뭘 또 하게 됩니다. 여기에서 믹서를 쓰는 것과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쓰는 것과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구체적인 내용은 별도로 설명드리고 여기서는 간단히 한가지 기준을 제시해 드리겠습니다. 나는 골치 아픈 것 싫어, 그리고 컴퓨터도 너무 어려워 하는분들은 그냥 주저없이 믹서쪽으로 가시면 됩니다. 각각의 좋은 점 보다는 안 좋은 점을 먼저 말씀 드리겠습니다. 인간은 좋은 점을 좋아하는 강도보다 안 좋은 것을 불편해 하는 강도가 훨씬 심하기 때문입니다. 좋은 점은 조금만 지나면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만 불편한 점은 두고두고 사람에게 고통을 주는 법이지요.

믹서의 불편 한 점

– 믹서는 어느 정도 공간을 차지합니다. 아무리 소형이라도 어엿한 장비이므로 한자리 차지해야 하거든요.
– 믹서는 선의 연결이 많아집니다. 마이크에서 믹서로, 반주기에서 믹서로, 믹서에서 컴퓨터로, 다시 컴퓨터에서 믹서로, 믹서에서 스피커로 이렇게 다섯 가지의 연결이 필요합니다.
– 오디오 인터페이스 없이 믹서만 사용하면(녹음은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만을 사용한다고 할 때) 연주 시점과 녹음 시점의 시간차가 존재합니다. 예전 카세트 녹음 방식에서는 그런 일이 없었지만 지금 우리가 하려는 녹음은 컴퓨터에 녹음을 하는 것입니다. 그 말은 다른 말로 디지털 녹음을 한다는 뜻입니다. 아시다시피 우리가 연주하는 소리는 아날로그입니다. 연속적으로 들리는 소리이지요. 그런데 컴퓨터는 재미있게도 이러한 소리를 알아 듣지 못 합니다. 우리가 도미솔도를 색소폰으로 불면 컴퓨터는 그것을 0010001010011100 0011101010010101 …… 하는 식으로 바꾸어서 그 자료를 저장합니다. 한 마디로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것이지요. 우리는 이것을 A/D컨버터라고 부르며 그 과정에는 엄청난 계산이 필요합니다. 사운드카드는 한마디로 이 계산 과정이 버벅거립니다. 그러나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이 계산을 거의 실시간으로 계산을 해 냅니다. 그리고 ASIO 라는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녹음프로그램과 직접 소통을 합니다.

오디오 카드의 불편 한 점

–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컴퓨터를 열어야 합니다. 컴퓨터를 열고 그 안에 집어 넣어야 합니다. 컴퓨터 안에 집어 넣지 않는(외장형) 오디오 인터페이스도 있습니다만 가격대가 최저 20만원 정도는 합니다.
– 그 오디오 인터페이스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소프트웨어를 반드시 설치 해야만합니다.
– 그 소프트웨어의 기본적인 사용법을 익히셔야 합니다.
– 녹음 할 것은 아니고 단지 반주기 틀고 연습만 하려고 해도 컴퓨터까지 켜야 합니다. 그렇게 않을 수도 있습니다만 그럴려면 돈이 들던지 손발이 고생하던지 해야 합니다. 돈이 든다는 것은 컴퓨터 켜지 않고도 스스로도 작동이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위에서 설명드린 외장형)를 사시면 됩니다. 이 경우에는 녹음은 안 하고 그냥 반주기와 색소폰 소리를 모아서 스피커로 보내주기만 합니다. 즉 연습이 가능한 것이지요. 손발이 고생한다는 것은 연습 할 때는 반주기의 선을 스피커로 연결시켜주고 녹음 할 때는 선을 컴퓨터로 연결시켜 주는 일, 즉 선을 꽂았다 뺏다 하는 일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지 않으려면 위에서 말씀 드렸듯이 연습 할 때도 컴퓨터를 켜야만 합니다.
– 귀여운 딸이 피아노로 반주를 해 주고 씩씩한 아들이 기타로 반주를 해 주겠다고 해도 동시에 녹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동시가 아니라면 가능하겠지만 동시가 아니라면 가족의 연주라는 의미가 없어지지요. 실제로 저도 못 하는 연주지만 Dave Koz의 Know you by heart나 대니정의 Dreams of Heaven을 낑낑대면서 연주 하는 것을 보고 애들이 피아노와 기타 반주를 자청 한 적이 있었습니다. 3명이 피아노 앞에 모여서 각자의 악기를 잡고 그 가운데에 마이크를 놓고 녹음을 했었는데 연주의 실력 여부를 떠나서 녹음의 음질은 영~ 아니올시다 였습니다. 분위기는 아주 좋았습니다. 그때 든 생각이 믹서만 있으면 믹서에 마이크 각각 꽂아서 연주하면 딱인데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상 정리하고 보니 오디오 인터페이스의 단점만 너무 나열 한 것 같은데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디오 인터페이스는 또 나름만이 가지는 그 단점을 상쇄하고도 남을 만한 막강한 강점도 있습니다(저 역시도 믹서없이 오디오 인터페이스만 쓰고 있습니다). 그건 별도로 설명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2번째를 마치면서 이 말씀을 꼭 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만 3번째가 가능해 질 것 같습니다.
제가 1,2편에 걸쳐서 설명을 드리는 도중에 “방법이 없습니다”, “이래야만 합니다” 등등의 단정적인 말씀을 많이 드렸는데 사실은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인간이 어떤 존재입니까? 조그마한 불편도 계속해서 개선시켜 나가는 위대한 존재가 아닙니까? 따라서 사실은 “방법이 있고”, “이래야만” 하는 것도 아닙니다. 에잉? 그럼 뭐야 이제까지 한 이야기가 전부 엉터리? ㅋㅋㅋ 그런건 아니구요. 제가 단정적으로 말씀을 드린 것은 다음의 두 가지 이유 때문입니다.

첫째로 대상을 완전초보를 대상으로 하기에 이렇게도 되고 저렇게도 되고 이 방법도 있고 저 방법도 있고 이러면 오히려 헷갈리실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로 초보 녹음에서는 장비 구입의 예산이 어느 정도 한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바로 위의 “귀여운 딸이 피아노로 반주를 해 주고 씩씩한 아들이 기타로 반주를 해 주겠다고 해도 동시에 녹음 할 방법이 없습니다” 라고 썻는데 사실은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써도 동시에 녹음 할 방법이 있습니다. 제가 위의 7번째 설명에서 최소 4IN이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사면 연주와 반주를 동시에 녹음 할 수 있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만약 6IN이 가능한 오디오 인터페이스를 산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당연히 6명의 연주 동시 녹음도 가능한 것이지요. 그리고 그런 제품들이 시장에 넘칠 정도로 많이 있습니다. 물론 가격이 높습니다. 결국은 불편을 해소해 나가려면 비용을 투입해야 하는 것이지요. 따라서 현재 동호인들 거의 대부분이 생각하시는 예산 안에서 설명을 드리다 보니 어떤 부분에서는 단정적인 해답이 나오는 것입니다.

그러나 장비란 한번 장만하면 오래도록 쓰는 것이니까 아예 어느 정도 자금을 투입해서 녹음 장비를 장만하시겠다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요.

그러한 분들을 위해서 이 강의가 끝날 때 쯤 예산 범위에 맞는 장비 추천도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장사하는 사람이 아니기에 어느 모델을 사시면 됩니다 라고 말씀 드릴 수는 없구요 그냥 “그렇게 하고 싶으시다면 이런 기능 저런 기능이 필요한 장비를 사시면 됩니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3편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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