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4편
이 글은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이라는 주제로 5개의 연재로 이루어진 글입니다. 제목은 색소폰 연주 녹음입니다만, 집에서 Home Recording을 시도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해당되는 글입니다. 처음 홈레코딩을 시도하시는 분들께서 가장 많이 하시는 질문, 가장 궁금해 하실만한 항목들을 문답 형식으로 풀어갑니다. 홈레코딩의 기본 개념을 잡기에 좋은 글입니다. 아래는 글의 순서입니다.
-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1편
-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2편
-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3편
-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4편
- 질문으로 풀어가는 색소폰 연주 녹음 – 5편
어떠신지요. 다들 3편의 방법으로 녹음에 성공들을 하셨는지요?
성공하지 못 하셨더라도 좌절(?)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아주 간단한 문제로 골치를 썩이는 경우도 많습니다. 잘 안 되실 경우에는 자신의 환경을 설명을 해 주시고 그 다음 어느 단계에서 안 되는지 질문을 해 주시면 답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자 이어서 계속 갑니다.
15. 나는 믹서나 오디오 인터페이스 어떤 것도 사기 싫고 살 형편도 안 된다. 도저히 방법이 없는 것인가?
이런 질문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구장창 녹음만 할 것도 아닌데 뭐 그런 것들을 다 사야하나라는 이의 제기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일단 한번 녹음 해 보고 녹음이란게 괜찮다 그러면 본격적으로 장비를 사서 한번 해 보겠다 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지요.
제가 이제껏 1,2,3편에서 연주와 반주를 동시에 녹음을 하려면 반드시 믹서나 4IN이 가능한 오디오카드가 있어야 한다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런데 그런것 없이도 녹음이 가능하다면 어라? 이게 어떻게 된거야 그럼 이제까지 한 이야기는 다 헛소리? ㅋㅋㅋ 헛소리는 아니구요. 방법이 있기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건 엄밀히 말 해서 동시 녹음은 아닙니다. 연주 녹음 그 다음에 반주 녹음 이렇게 순차 녹음을 하는 것이지요.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는 한번에 하나의 스테레오 입력 밖에 받아 들일 수 없다고 말씀 드렸지요? 따라서 동시에 연주와 반주를 녹음 하실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어떻게 하느냐. 간단히 말씀드리면 한번에 하나의 입력 밖에 못 받으므로 먼저 반주만을 녹음합니다. 그 다음에는 연주만을 녹음합니다. 그리고서는 그것을 하나로 합치는 것입니다. 아니 그게 어떻게 가능하냐구요? 컴퓨터니까 가능합니다. 보통 스튜디오에서 가수들이 녹음을 할 때도 모든 반주를 동시에 하면서 가수가 노래를 불러서 녹음을 하는 것이 아닙니다. 몇몇 악기는 함께 하기도 하고 또 시간이 안 맞는 연주자들은 따로 혼자 와서 녹음을 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것들을 다 합치는 것이지요. 우리도 그 방법을 쓸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려면 다음의 세 가지 전제 조건들이 있습니다.
1) 먼저 사운드카드가 지연없이 실 시간으로 입력을 받아 줄 수 있도록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지연이 뭔고 하니 소리가 나오는 시점과 그 소리가 녹음되는 시점과의 차이입니다. 소리는 아~ 하고 나왔는데 실제로 녹음은 1초 후에 녹음이 이루어 진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9번 믹서의 불편한 점 항목에서 설명을 드렸습니다. 아날로그를 디지털로 바꾸는 과정에서 엄청난 계산이 필요하고 그 계산 하는 시간 동안은 녹음이 안 되고 있다가 계산이 끝나면 비로소 녹음을 하므로 시간 차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 시간차가 왜 문제가 될 까요?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먼저 반주를 녹음 했습니다. 그 다음에 녹음된 그 반주를 들으면서 연주를 하고 그 연주를 녹음해야 합니다. 그런데 첫 번째 반주를 녹음 할 때에는 지연이 조금 생기더라도 문제 될 것이 없습니다. 반주가 뭐 다른 것과 맞추어야 하는 것이 없이 반주 혼자만 녹음되는 것이기 때문에 지연이 약간 생기더라도 소리나는 시점에 비해서 약간 늦게 녹음되는 것 뿐입니다. 즉 반주가 정확히 1시 정각에 시작해서 1시 3분에 끝났다면 실제 녹음은 1시 1초에 시작해서 1시 3분 1초에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이제 그 반주를 들으면서 연주를 녹음 할 차례가 되었습니다. 반주가 들립니다. 연주를 시작합니다. 나는 반주에 맞추어서 연주를 하지만 실제로 녹음은 약 1초 늦게 되는 것이지요. 그러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나중에 녹음을 다 하고 들어보면 반주 먼저 나가고 연주는 언제나 1초 늦게 들리게 되겠지요. 즉 연주랑 반주가 딱 들어 맞지 않는 결과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시간을 예로 들어 설명하면 반주 녹음은 끝 났고 연주 녹음을 1시 정각에 시작한다고 가정하면 반주는 1시 정각에 시작해서 1시 3분에 끝이 납니다. 그리고 우리 귀에도 반주는 1시 정각부터 들려오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서 연주를 하면 연주는 1시 1초에 시작해서 1시 3분 1초에 끝이 날 것입니다. 나중에 들어보면 일정하게 반주 나간 다음 1초 뒤에 연주가 녹음된 것을 확인 할 수가 있습니다.
2) 컴퓨터에서 곰녹음기 같은 간단하고 쉬운 녹음기는 쓸 수 없고 반드시 큐베이스 같은 멀티트랙 레코딩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사용해야만 합니다. 이 말은 멀티트랙을 하기 위한 큐베이스의 사용법을 익히셔야만 한다는 뜻입니다. 그런데 이것도 사실 한번 해 보면 그리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3) 그래도 성능좋은 마이크는 하나 있어야 합니다. 앞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반주기는 선을 이용해서 컴퓨터에 직접 넣거나 믹서기에 넣을 수 있지만 색소폰 소리는 마이크가 없으면 컴퓨터에 집어 넣을 방법이 없기 때문입니다.
16. 큐베이스 사용법이야 배우면 된다 치고 사운드카드를 어떻게 지연이 없도록 만드나?
사운드카드는 컴퓨터에 붙어있는 장치입니다. 이 장치는 어떤 소프트웨어를 통해서 컴퓨터 내의 다른 장치나 프로그램들과 소통을 합니다. 이러한 소통을 빠르게 해 주는 소프트웨어가 있습니다. 그것이 ASIO라는 것입니다. Audio Sound Input Outout의 약자입니다. 말 그대로 소리를 드나들게 해 주는 것이지요. 보통은 오디오카드에서만 사용 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입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일반 사운드카드에서도 쓸 수있는 ASIO가 있습니다. ASIO4ALL 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이것을 다운 받아서 설치하시고 큐베이스에 들어가서 메뉴의 Device – Device Setup 항목으로 들어가시면 VST Audiobay 라는 항목이 있습니다. 그것을 선택하시고 오른쪽에 보시면 Master ASIO Driver 라는 항목이 있는데 거기 아래 화살표 박스를 누르시면 방금 전에 설치한 ASIO4ALL이라는 것이 보일 것입니다. 그것을 선택해 주시면 됩니다. ASIO4ALL은 http://www.asio4all.com 에 들어가시면 다운받으실 수 있습니다. 이 방법을 쓰면 오디오카드만큼 확실하게 “지연 전혀 없음”까지는 아니지만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라 할지라도 연주가 가능 할 정도로 지연을 줄여줍니다. 지연의 감쇄로 인해서 그런 것인지 몰라도 마이크에서 약간의 에코가 먹는 경향이 있는데 그것이 오디오카드가 아니라 사운드카드에 녹음을 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뭔가 세팅이 잘 못 된 것인지는 알 수가 없습니다. 조금 더 연구 해 볼 문제입니다. 똑 같은 세팅인데도 오디오카드에서는 그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봐서는 아마도 사운드카드를 이용해서 녹음하는 것의 한계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17. 큐베이스는 어떻게 반주 따로 연주 따로 녹음이 가능하며, 어떻게 그것을 합칠 수 있나?
큐베이스에는 곰녹음기 같은 것에는 없는 트랙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1번 트랙, 2번 트랙, 3번 트랙…… 이런식으로 트랙을 계속 만들 수 있습니다. 먼저 반주를 1번 트랙에 녹음을 합니다. 그러면 1번 트랙에는 반주만 고스란히 녹음이 됩니다. 그리고 그 녹음된 반주를 들으면서 2번트랙에다 연주를 녹음합니다. 그러면 2번 트랙에는 연주만 고스란히 녹음이 됩니다. 반주를 들으면서 녹음을 하더라도 2번트랙에는 반주없는 색소폰 소리만 녹음이 됩니다. 이유는 아시겠지요? 몇번이고 나온 말입니다만 컴퓨터의 사운드카드는 한번에 하나의 소리만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즉 연주와 반주가 동시에 나오더라도 녹음은 선택된 마이크에서 나오는 색소폰 소리만 녹음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큐베이스는 각 채널 마다 녹음 버튼이 있어서 그것을 끄거나 켤 수 있습니다. 반주를 녹음 할 때에는 반주 채널의 녹음 버튼만 켜고 그 녹음된 반주를 들으면서 연주를 녹음 할 때에는 반주 채널의 녹음 버튼은 끄고 연주 채널의 녹음 버튼만을 켤 수 있습니다. 이렇게 해서 순차적으로 녹음이 끝나면 그 두 가지를 최종적으로 범위를 정한 다음 File – Expot 메뉴에서 Audio Mixdown을 해주면 합쳐서 저장을 해 줍니다. 이때 주의 하실 사항은 이미 반주가 녹음된 트랙에는 녹음 버튼을 반드시 꺼야 한다는 것입니다. 만약 녹음 버튼이 눌러진 채로 녹음을 하게 되면 이미 반주가 들어가 있는 1번 트랙을 지워가면서 연주를 녹음하게 됩니다. 그러니까 반주가 사라지는 것이지요.
18. 아니 그런 방법이 있다면 뭐 하러 믹서나 오디오카드를 사나? 그렇게 녹음하면 되지.
그렇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사람들이 믹서나 오디오카드를 사느냐 하면 아래의 몇 가지 이유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1) 반주기의 악보를 보면서 연주 녹음을 할 수가 없습니다. 반주가 반주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녹음된 반주를 들으면서 하는 것이기 때문에 악보가 없습니다. 악보를 통째로 다 외우거나 이미 프린트 된 악보를 보면서 연주 녹음을 해야만 합니다. 아니면 녹음된 반주를 시작시키면서 동시에 반주기도 볼륨을 0으로 하여 시작시켜 반주 소리는 컴퓨터로 듣고 악보만 반주기에서 보던지 해야 합니다. 그런데 이 동시에 시작시킨다는 것이 쉽지가 않지요. 몇 번 해 보시면 짜증이 확 밀려옵니다.
2) 사운드카드는 아무래도 전문 녹음 장비가 아니므로 녹음된 소리가 차이가 납니다. 불필요한 에코도 조금씩 섞여 들어가고 그렇습니다.
3) 녹음 할 때와 연습 할 때의 기계 연결이 틀려지므로 그때마다 컴퓨터 뒤의 선을 뽑아서 재 배치 해 주어야 합니다. 이것도 한 두번 해 보고 나면 짜증이 확 밀려옵니다.
4) 한 곡 녹음하는 시간이 두 배 이상 걸립니다. 당연한 이야기지요. 연주 반주 동시 녹음이 안 되고 반주 먼저 그 다음 연주 이렇게 녹음하니까 시간이 두 배 는 확실하고 기타 큐베이스 프로그램 만지는 시간까지 포함하면 두 배 이상이 걸립니다. 그까짓 시간이야 하실지도 모르겠지만 잘 못 하다가는 3분 짜리 곡 하나 녹음하려고(실제로 연주는 3분 밖에 안 합니다) 30분을 컴퓨터를 만져야 하는 우스꽝스러운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5) 큐베이스의 사용이 어느 정도는 능숙해야 합니다.
자~ 이제 많이 달려 왔습니다.
여기까지 이해하시고 또 성공하신 분들은 그런대로 양호한, 잡음이 많지 않은 깨끗한 녹음 자체에는 일단 성공하셨으리라고 봅니다.
그런데 뭔가가 허전합니다.
19. 깨끗한 녹음에는 성공했지만 연주를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뭔가 연주방에 올라오는 곡들과 내가 연주한 곡들은 느낌이 틀리다 왜 그런가?
예. 이것이 바로 사람의 욕심입니다. 연주방에 올라오는 멋진 연주들은 그냥 연주해서 올리는 소위 말하는 쌩톤이 아닙니다. 모든 오디오 기기가 꿈꾸는 목표는 어떻게 하면 현장의 소리를 가장 자연스럽게 들려 줄 수 있는가에 있습니다. 즉 공연실황을 녹음했다면 공연장의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져야 하고 조그마한 방에서 녹음을 했다면 그 방의 분위기가 전해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사람들의 목에서 나오는 음성도 마찬가지입니다. 침실에서 나누는 대화는 거의 울림이 없습니다. 그러나 목욕탕에서 나누는 대화는 울려서 우리 귀에 들어오게 됩니다. 결국 평상시의 가장 자연스러운 음은 약간 잔향이 남아있는(약간 울리는) 음이 가장 자연스러운 음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수십년 인생을 살아오면서 가장 자연스러운 음이 어떤 음인가 하는 것이 뇌 속에 콱 박혀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울림이 없는 소리를 어느 날 들었다고 한다면 그 소리가 얼마나 부자연스럽겠습니까? 아무런 효과없이 그냥 마이크로 받아서 솔직하게 그대로 녹음한 음이 바로 그 부자연스러운 음입니다. 아무리 녹음이 깨끗하게 되어도 당최 연주방에 올라오는것 같은 분위기가 안 난다 하시는 분들은 이러한 울림이 전혀없는, 뇌가 받아 들이기에 어색한 부자연스러운 음을 녹음하셨기 때문입니다.
이것 역시 자연스럽게 만드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기서 4편을 마치고 5편에서는 회원 연주방 녹음들이 자연스러운 음이 나는 이유에 대해서 말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