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계적 완성도의 중요성

날씨도 점점 추워지고, 배터리 방전율도 뚝뚝 떨어지고, 추운 하늘에서 비행하는 기체들의 체감 온도도 떨어져서 조그마한 충격에도 크랙이 가기 쉬운 계절입니다. 이럴 때 평소에 하지 못 한 기체들을 정비하는거지요^^

질문 게시판에 글을 올리시는 분들 보면 “기체가 흐른다”라는 질문이 많습니다. 기체가  무슨 시냇물도 아니고 흐르면 안되지요. 그런데도 왜 기체가 흐르는 것일까요?

이 취미가 재미있는 이유는 기계(프레임, 조립), 전기(배터리와 모터), 전자(각종 센서), 전파(조종기, 수신기) 등 남자들이 좋아 할만한 요소들을 모두 갖추고 있고, 게다가 직접 자기 손으로 조종까지 가능하니 얼마나 재미지겠습니까? 또한 한편으로는 위의 네가지가 모두 이상적으로 결합되어야 제대로 된 성능을 발휘 할 수 있다는 말도 되겠지요.

대부분 기체가 흐른다는 질문을 보면, FC를 의심 하시는 것 같습니다. “타롯 FC인데 기체가 흐릅니다 뭘 만져야 할까요?”, “Naze32입니다. 기체가 흐릅니다.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런 질문들이 주를 이루죠.

그런데 말입니다(추적 60분의 김상중 톤~) FC는 기체를 이루는 4가지 기술 가운데 전자 부분만을 담당합니다. 과연 기체가 흐르는 이유가 FC 때문일까요? 전자를 제외한 나머지 3부분은 기체가 흐르는 것과 무관 할까요? 혹시 기계 부분이나 전기 부분 혹은 전파 부분이 문제가 되어 기체가 흐르는 것은 아닐까요?

쿼드 콥터의 경우 스로틀 스틱 하나를 올려서 4개의 모터를 동시에 돌립니다. 이때 4개의 모터가 프롭을 돌려서 아래로 뿜어내는 바람의 양이 완전히 동일해야 합니다. 그 경우 기체는 수직 상승하게 됩니다. 그렇게 수직 상승한 다음 피치를 앞으로 밀면 뒤의 두개의 프롭에서 뿜어내는 바람의 양을 많게하고 앞의 두개의 프롭에서 뿜어내는 바람의 양을 적게하여 기체가 앞으로 가게 되는 것입니다.

위에 적은 문장이 기체의 움직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하나씩 추적해 보겠습니다.

 

1. 4개의 프롭이 아래로 뿜어내는 바람의 양이 같아야 한다.

– 프롭 밸런스는 측정하셨는지요?

– 무게는 4개 모두 거의 비슷한지요?

 

2. 모터가 돌아가는 속도가 같아야 한다.

– 모터의 C링 등이 프레임 홀에 걸려 회전을 방해하는 요소는 없는지요?

– 프롭 체결시 미세하게나마 나사가 길어서 코일에 스치지는 않는지요?

– ESC캘리브레이션은 하셨는지요?

– 조종기에 트림이 0점을 벗어나 있지는 않은지요?

 

3. 모터를 장착함에 있어 기하학적 완성도를 기해야 한다

– 모터 샤프트가 지면과 수직을 이루고 있는지요? (일부 틸팅이나 DJI의 경사각을 이루는 경우는 지면과 수직은 아니겠지요. 하지만 그 경우도 좌우로 기울어 짐은 아닙니다)

– 대각이든 좌우든 앞뒤든 대칭을 이루는 샤프트의 길이는 완전히 동일한지요?

 

생각나는 것만 적어 보았습니다. 무조건, 일단 기계적 완성도가 높아야 합니다. FC는 그 다음입니다. 좌하의 프롭에서 나오는 바람의 양이나 각도가 어긋나 있어서 기체가 흐른다면 FC를 탓 할수 없습니다. 문제가 여기인데 저기에서 해법을 찾는 셈이지요. 무조건 기계적 완성도를 높이고 볼 일입니다.

그 다음, 흐름의 원인은 조립의 견고성입니다. 사실 이런 부분 때문에 저 역시도 사이드 폴딩에 불만이 많습니다. 이동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폴딩을 해야하는데 엄브렐러 방식 폴딩은 폴딩을 해도 역시 그 크기가 만만치 않지요. 그래서 어차피 취미인데 하면서 접으면 납작해지는 사이드 폴딩 방식의 기체를 날리고 있습니다만, 사이드 폴딩 방식은 축 고정볼트 한개, 클램프 한개 해서 딱 이렇게 두개로만 암대를 고정하다보니 역시 진동에 취약합니다. 특히 축 고정볼트는 암대를 접고 펴면서 풀리기가 일쑤라 단단히 잡아주지를 못 합니다. 진동은 FC를 미치게 만듭니다. 한마디로 수평을 잡으려고 아무리 노력해도 시시각각 다른 정보가 들어오기에 계속 수평을 잡으려고 애쓰고 애쓰고 애쓰고… 그러다가는 마침내 정신줄을 놓아버리지요. 이런 상황에서 기체가 흐르는 것을 두고 FC를 조절해서 잡을 수는 없습니다.

– 모터는 모터 마운트에 단단히 결합되었는가?

– 모터 마운트는 암대에 단단히 결합되었는가?

– 암대는 본체랑 단단히 결합되었는가?

– 모든 볼트의 결합에는 나사고정제(록타이프 파랭이)를 사용하였는가?

– 그 외 덜렁거려서 진동을 유발할만한 요소는 없는가?

등을 점검해야 합니다.

 

글이 길었는데, 요점은 일단 무조건 “기계적 완성도를 높여라, FC는 그 다음”입니다.

기계적 완성도가 높으면 FC는 편안하게 일을 처리합니다. 그만큼 빠르고게 정확하게 반응 할 수 있다는 말이지요. 사실 FC는 “이게 수평인 상태야”, “이게 동쪽이고 저게 서쪽이야”, “기체가 뒤집어진 상태는 이런 상태야” 이런 것들을 한번 가르쳐 주고 기억 시키고 나면 그 다음은 PID 조절 말고는 별거 없습니다.

기계적 완성도가 높을 때는 기체가 잘 흐르지도 않거니와 흐르더라도 PID 값 조절로 잡을 수 있습니다.

기계적 완성도가 낮을 때는 당연히 기체가 흐르고 이건 PID 조절로 잡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차피 추워서 비행을 못 나가신다면, 자신의 기체는 과연 기계적 완성도가 얼마나 될지 한번 점검해 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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